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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및 철학147

불확실성의 품격: 확실하지 않음 속에서 살아가는 법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선택을 합니다. 직업을 고를 때, 사람과의 관계를 맺거나 끊을 때, 혹은 아주 사소하게는 점심 메뉴를 정할 때도 우리는 끊임없이 결정하고 선택하며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결정 앞에서 우리를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불확실성’입니다. 결과를 알 수 없다는 것,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때때로 두려움이 되어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곤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렇게 ‘확실함’을 추구할까요? 철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로 확실성을 확보하려 했고, 칸트는 인간 이성이 만들어내는 질서 속에서 보편적 진리를 찾고자 했습니다. 근대 철학은 확실한 지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지만, 현대 철학은 .. 2025. 5. 19.
‘거절’의 철학 – 우리는 왜 “아니요”라고 말하기 어려운가 “아니요.” 이 단어는 단 두 음절로 이루어져 있지만, 인간관계 속에서는 때때로 가장 꺼내기 어려운 말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은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실 수 있나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 기억 속에서 약간의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우리는 왜 거절을 두려워하며, '거절'은 철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타인과의 관계를 윤리의 출발점으로 보았습니다. 그는 타자의 얼굴 앞에서 우리가 갖게 되는 책임감을 강조했습니다. 타자와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그 존재에 대해 도덕적 감응을 느끼며 ‘예’라고 말하게 되는 근원적인 윤리의식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응이 항상 옳은 것일까요? 거절은 비윤리적인 행위일까요? 사실 .. 2025. 5. 18.
'첫 경험'의 철학 – 우리는 왜 처음에 끌리는가? 우리 삶에는 수많은 '처음'이 존재합니다. 첫사랑, 첫 출근, 첫 여행, 첫 공연, 첫 실패…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첫 경험'들을 유난히 선명하게 기억하고, 때로는 과하게 의미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첫 경험'에 그렇게도 큰 감정적, 인식적 무게를 두는 걸까요? 이는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내재된 인식의 구조와 깊은 관련이 있는 철학적 질문입니다. 우선, '첫 경험'은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감각과 감정을 수반하기에, 뇌는 그 정보를 강하게 각인합니다. 신경과학적으로 볼 때, 뇌는 새로운 자극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오래도록 기억합니다. 이는 생존과도 연결된 기능으로, 새로운 환경에서의 첫 경험은 위험 여부를 판단하고 대응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되기 .. 2025. 5. 17.
문턱의 철학: 시작과 끝 사이,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인생에서 수많은 문턱을 마주합니다. 태어남과 죽음이라는 가장 큰 문턱 사이에는 무수한 작은 문턱들이 존재하지요. 새로운 학교로 들어가는 날, 첫 출근을 하는 아침, 누군가에게 작별을 고하는 순간, 그리고 어쩌면 조용히 스스로의 결심을 바꾸는 어느 저녁조차도 문턱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문턱(threshold)’은 단지 공간의 경계를 나타내는 물리적 개념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철학적으로 ‘이전’과 ‘이후’의 중간 지점을 의미하는, 즉 시간과 존재의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언제나 그 문턱 위에 서서 ‘지금 여기’라는 찰나의 무게를 견디고 있습니다. 문턱은 본질적으로 애매한 지점입니다. 아직 완전히 떠난 것도, 도착한 것도 아닌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종종 이 문턱 앞에.. 2025. 5. 16.
'들리지 않는 말'의 철학 — 우리는 언제 ‘비언어’를 듣는가 말이 없는 순간에도 우리는 누군가와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침묵 속에서 흐르는 감정, 눈빛으로 전하는 진심, 손끝의 떨림으로 표현되는 마음…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즉 ‘비언어적 소통’은 종종 언어보다 더 진실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들리지 않는 말’을 접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것을 정말로 ‘듣고’ 있는 걸까요? 철학자 메를로퐁티는 인간의 몸이 곧 세계와의 대화 수단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는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은 단순히 머리로 사고하는 것만이 아니라, 몸을 통해 체화된 감각적 경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는 언어 외에도 표정, 제스처, 시선, 거리감 등의 수많은 ‘비언어적 상호작용’이 포함.. 2025. 5. 15.
사라지는 것들의 철학: 소멸은 끝일까요, 새로운 시작일까요?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것을 잃고, 또 잊어갑니다. 어린 시절의 장난감, 오래된 편지, 한때 소중했던 사람들과의 기억까지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흐릿해지고, 언젠가는 완전히 사라지곤 하지요. 그런데 이 '사라짐'이라는 현상은 단순히 존재의 부재를 의미할까요? 아니면 다른 차원의 존재 방식으로 이행하는 과정일까요? 철학은 종종 존재와 소멸의 문제를 함께 다루어 왔습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모든 것은 흐른다(Panta Rhei)”고 말하며, 존재란 정지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포함한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파르메니데스는 존재는 불변이며 소멸은 환상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처럼 사라짐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논의는 오래전부터 인간 사유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 202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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