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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및 철학

연결된 세상에서 우리는 왜 고립되는가?

by bloggerds247-2 2025.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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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된 세상에서 우리는 왜 고립되는가?

연결된 세상에서 우리는 왜 고립되는가?

인간은 본래 관계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생물이라는 말도 있듯, 본질적으로 우리 인간은 고립, 고독, 외로움에 민감하고 관계를 매우 중요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고립감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SNS와 디지털 기기의 발전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연결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우리는 실시간으로 전 세계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으며, 물리적 거리를 넘어선 정보와 경험의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결의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역설적으로 더 깊은 고립감을 느끼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하이데거와 바우만의 철학적 관점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고립이라는 주제를 탐구해보고자 합니다.


1. 하이데거: 존재와 고립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그의 저서 존재와 시간에서 인간 존재를 "세계-내-존재"(Dasein)로 정의하며, 인간이 세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주목했습니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는 현대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비본래적 존재" 상태로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이데거는 기술이 인간을 세상과의 관계에서 소외시키고, 자신의 본질적 존재를 망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컨대, SNS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은 우리가 타인과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는 듯한 환상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결은 종종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며, 깊이 있는 인간적 교감을 방해합니다. 즉, 우리는 수많은 "친구"와 "팔로워"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존재를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은 찾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2. 바우만: 유동적 현대성과 고립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은 유동적 현대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현대 사회의 특징을 설명합니다. 바우만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고정된 정체성이나 관계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유동성은 관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며, 사람들은 더 이상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SNS와 디지털 기기는 이러한 유동성을 더욱 가속화합니다. 우리는 클릭 몇 번으로 관계를 맺거나 끊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의 단기성과 피상성은 안정감과 신뢰를 제공하지 못하며, 오히려 심리적 불안을 초래합니다. 또한, 디지털 세계에서의 자기 표현은 종종 이상화된 모습에 초점이 맞춰지며,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더 많은 관계를 맺으려 할수록, 더 큰 고립감을 느끼는 역설적인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3. 디지털 고립의 원인

디지털 기기의 발달이 가져온 새로운 형태의 고립은 몇 가지 주요 원인에 의해 설명될 수 있습니다:

  1. 피상적 관계의 증가: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깊이 있는 대화나 감정적 교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관계의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질적 결핍을 초래합니다.
  2. 자기 표현의 왜곡: SNS는 이상적인 이미지와 성공적인 모습을 강조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고립감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3. 알고리즘의 영향: 디지털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개인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사용자가 동일한 관심사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만 접하게 만듭니다. 이는 확증 편향을 강화하고, 타인과의 진정한 교류를 방해합니다.

4. 고립을 극복하기 위한 제안

그렇다면 우리는 이 디지털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하이데거와 바우만의 사상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제안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 의식적인 관계 맺기: 하이데거가 강조한 "본래적 존재"의 상태를 지향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교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2. 오프라인 만남의 중요성: 디지털 관계의 한계를 인식하고, 오프라인에서의 만남과 소통을 늘려야 합니다. 이는 인간적 유대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3. 자기 성찰의 시간 가지기: SNS 사용을 줄이고,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이는 바우만이 지적한 현대적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결론

SNS와 디지털 기기의 발달은 우리에게 새로운 형태의 연결과 소통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결은 종종 피상적이고 단절된 관계를 초래하며, 더 큰 고립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하이데거와 바우만의 사상을 통해 우리는 이렇게 디지털 고립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성을 모색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하이데거가 말한 ‘기술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디지털 시대에 필수적입니다. 기술은 인간을 도구화하고 세상을 ‘자원’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이는 우리가 관계를 수단적이고 효율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바우만은 이를 ‘유동적 근대성’ 속에서의 인간관계의 불안정성으로 설명하며, 진정성 없는 관계가 고립감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디지털 고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철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관계 방식과 소통 방식을 성찰해야 합니다. 단순히 연결을 늘리는 데 집착하기보다, 우리가 연결을 통해 무엇을 추구하며 어떤 가치를 실현하려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결국 진정한 연결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재 방식과 관계 맺기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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